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술취한엄마 11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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선불폰 전원을 켜고 엄마의 번호를 저장했다.  

카톡에는 엄마의 프로필이 떴다.  

채팅하기를 누르려는 순간, 이제 누르면  

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지만,  

지금 내겐 이 방법뿐이다.


[나: 곱다님 안녕하세요? 어플에서 대화한 175남이에요^^]


[엄마: 네? 아… 안녕하세요. 언제 대화하셨었죠? 기억이 잘 안 나네요.  

제 번호는 어떻게 아세요? 가르쳐드렸었나요?]


[나: 네, 그때 술이 좀 많이 취하신 듯했어요 ㅎㅎ  

기억 안 나시는 거 이해해요.]


[엄마: 아… 그런가요. 기억 못 해서 죄송해요. 무슨 일이시죠?]


[나: 그때 오늘 저녁에 논현역 4번 출구로 오라고 해서 가는 중입니다 ㅎㅎ]


[엄마: 네? 진짜 기억이 안 나요. 죄송해요. 오늘 시간이 없어요.]


[나: 그래요? 그럼 00아파트 102동 1503호로 갈 테니 잠깐 얼굴볼까요?]


[엄마: …!!  

아파트는 어떻게 아세요? 전 말한 적 없거든요.  

암만 술에 취했어도…]


[나: 기억 진짜 안 나시나 보네.  

아님 내일 회사에서 뵐까요?  

여의도 증권 본사 12층 마케팅팀,  

퇴근 시간 보통 6시쯤이시죠?]


[엄마: …당신 지금 뭐 하는 거야?  

장난하지 마.  

이러면 신고할 거야.]


[나: 신고? 그 전에, 톡으로 남자들에게 보낸 사진부터  

남편한테 보내줄까?  

아니면 아들 번호로?  

010-XXXX-XXXX.]


-엄마가 남자들에게 보낸 사진 중 하나를 전송했다.-


엄마는 한참 동안 답장이 없었다.


[엄마: …제발… 하지 마세요…  

당신… 뭐야… 왜 이래요?…]


[나: 왜 이러긴요, 곱다님이 약속했자나요.  

만나서 놀자고 ㅎㅎ  

약속 안 지키시면 저도 시간 쓰고 돈 쓴 건 어떡해요?]


[엄마: 제가 쓰신 돈이랑 시간… 돈으로 보내드릴 테니  

이제 그만하세요.]


[나: 그럼 한 8천만원 정도? 어때요? 정신적 피해까지.]


[엄마: 미쳤어요? 진짜 신고합니다.  

더 연락하지 마세요.]


---


나는 메시지를 보내면서,  

가슴이 미친 듯이 뛰는 것을 느꼈다.


그 공포, 그 절망.  

처음엔 겁만 주려던 것이었는데,  

엄마가 점점 무너지고,  

떨면서 애원하는 모습을 보니  

점점 더 강한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.


나는 선불폰으로 단체 카톡방을 하나 만들었다.  

방에 엄마 계정과 내 원래 폰 번호를 초대했다.  

방 이름은 아무것도 적지 않았다.  

그리고 예전에 엄마가 어플 남자에게 보냈던 사진 중 하나를 골라 전송했다.  

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되어 있었지만,  

배경으로 보이는 엄마 방의 인테리어와 거울,  

침대 시트 패턴까지 희미하게 드러나는 사진이었다.


[사진 전송]


사진을 보낸 뒤, 나는 바로 선불폰 계정은 방에서 나갔다.


잠시 후 내 원래 폰으로 메시지가 도착했다.


[엄마: 뭐야? 엄마? 이거 뭐래?]


엄마는 단체 방에서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더니, 곧 방을 나갔다.


그리고 선불폰으로 메시지가 도착했다.


[엄마: 제발 그만하세요. 제가 죄송해요. 뭘 원하시는 거예요?]


[나: 그런 거 없어요 ㅎㅎ 그냥 마음이 다쳐서 슬픈 거지.  

위로할 겸 사진 하나 보내주세요. 지금 셀카 찍어서 ㅎ]


[엄마: 미쳤어요 당신? 제 정신 아닌 거 같아요. 뭐 때문인지 모르지만 그만하세요 제발.]


[나: 아직 정신 못 차렸나 본데요 ㅎㅎ  

남편분에게도 재밌는 거 보내드릴까요?  

해외에서 고생하시는데 딸감이라도 ㅎ]


[엄마: 제발… 알겠으니까 셀카만 보내드리면 되죠?]


잠시 후, 엄마에게서 사진이 도착했다.


거실 전신 거울 앞에서,  

불을 환하게 켜고 찍은 셀카였다.  

엄마는 얇은 잠옷 차림으로 서 있었고,  

얼굴은 창백하게 굳어 있었으며,  

눈에는 두려움과 수치심이 가득했다.


나는 그 사진을 확대해서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.  

엄마의 지친 얼굴, 떨리는 손,  

그리고 누군지도 모를 남자를 향한 절박한 공포.


‘이제…  

엄마도 알았겠지.’


가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.  

흥분과 동시에,  

지독한 죄책감과 자기혐오가 밀려왔다.  

하지만 그 감정들조차,  

이제는 점점 더 강한 쾌감으로 변하고 있었다.


[나: 잘했어요.  

이번엔 동영상이요.  

손가락으로 자위하는 거로~^^  

얼굴 나오게, 소리도 제대로 나게.]


엄마는 그 메시지를 받고,  

한동안 답장이 없었다.


나는 조용히 방에서 나와 거실로 나갔다.  

물을 마시는 척하며,  

엄마 방 근처에 서서 귀를 기울였다.


작게,  

억눌린 흐느끼는 소리가 문틈으로 새어 나왔다.


그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,  

가슴이 이상하게 저려왔다.


‘엄마…’


울음소리에  

미안함이 밀려왔다.  

하지만 동시에,  

‘이게 다 엄마를 위한 거야.  

엄마를 구하기 위한 거야.’라는  

강한 자기합리화가 솟구쳤다.  

애초에 남자들과 놀아난 엄마가 잘못한거야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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