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5화 기다림의 끝 내가 먼저 손을 내민 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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5화: 기다림의 끝, 내가 먼저 손을 내민 날

오전 11시. 주영은 커피잔을 비운 채, 스마트폰을 두 손으로 감싼 채 한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.

승재에게서 아무 연락도 없다.

전에는 당연하게 느껴지던 그의 전화가 없다는 사실이, 오늘따라 유독 낯설고 불안했다.

문득 스스로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자각한 순간, 심장이 한 박자 빠르게 뛰었다.

“내가… 왜 이러지?”

불쑥 마음이 먼저 움직였다. 주영은 조심스럽게 전화 아이콘을 눌렀다.

- 승재 -

짧은 신호음 끝에, 익숙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퍼졌다.

“주영아?”

“…전화 안 와서, 내가 먼저 해봤어.”

승재는 한 박자 늦게 웃었다.

"너도… 기다렸구나?"

“솔직히 말하면, 조금. 혹시 오늘도 왁싱… 가능할까?”

그는 웃음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.

“가능하지. 언제든지. 너만 오면 돼.”

그날 오후, 주영은 아예 평소보다 조금 더 단정한 옷을 입고 왁싱샵을 찾았다.

마치 데이트에 나서는 설렘 같은, 그런 준비였다.

"오늘은 특별히 무슨 부위 할 거야?"

승재는 장난스럽게 물었다.

“오늘은… 아무 데도 안 해도 돼. 그냥, 거기 누워있고 싶어서.”

그 말에 승재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.

"그럼 오늘은 '심리적 왁싱'으로만 할까? 감정 정리부터 해드리는 서비스."

주영은 웃었다. 커튼 뒤 작은 방은 늘 똑같았지만, 분위기는 점점 달라지고 있었다.

이제 이곳은 단순한 시술 공간이 아닌, 둘만의 의식 같은 공간이 되어가고 있었다.

주영은 조용히 침대 위에 앉아 다리를 말아 올렸다.

승재는 그녀의 발끝을 가볍게 감싸며 말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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