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7화: 맨손왁싱, 손끝으로 전해지는 이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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7화: 맨손왁싱, 손끝으로 전해지는 이해

햇살이 부드럽게 떨어지던 오후.

민지는 어제보다 더 가벼운 발걸음으로 왁싱샵 문을 열었다.

"또 오셨네요?"

승재는 놀라면서도, 어딘가 반가운 미소를 지었다.

"응. 그냥… 어제 기분이 묘하게 좋았거든. 그래서 또 와봤어."

승재는 살짝 난처한 얼굴로 대답했다.

"근데… 어제 왁싱을 다 해서, 오늘은 뽑을 털이 없을 것 같아요."

민지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.

“그럼… 오늘은 왁스를 안 쓰면 되잖아. 맨손으로 해줘. 그냥, 손끝으로만.”

잠시 정적.

승재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다가, 아주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.

"그럼… 오늘은 ‘감각 정리 세션’이라는 이름으로 해볼까요?"

침대 위에 앉은 민지는 어제보다 덜 긴장한 얼굴이었다. 승재는 장갑도, 왁스도 없이 그녀 앞에 섰다.

손끝이 공중에서 머뭇거리다, 조심스럽게 그녀의 팔 위로 내려앉았다.

"이상하네. 아무것도 안 바르고 있는데, 더 예민하게 느껴져."

민지가 속삭였다.

"그건 어쩌면, 준비된 감각보다 준비되지 않은 감각이 더 솔직해서일 수도 있어요."

승재의 말에 민지는 고개를 끄덕였다.

손끝은 팔에서 어깨로, 다시 목덜미 근처로 천천히 움직였다.

둘 사이엔 말이 없었지만, 묘한 리듬과 온기가 맴돌았다.

민지는 눈을 감은 채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.

"사람 손이 이렇게 따뜻할 수도 있구나… 그냥 만지는 건데, 마치 속 얘기를 듣는 것 같아."

승재도 손을 멈추지 않은 채 말했다.

"왁싱하면서 느낀 건데, 피부는 기억을 참 잘해요. 감정도, 온도도, 다 남겨요."

민지는 눈을 떴다. 두 사람의 시선이 얽혔다. 긴장과 안정, 낯섦과 익숙함이 동시에 떠돌았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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