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망상과 현실1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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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ㅋㅋ 당신은 내가 아이들한테 협박이나 당해서 겁탈당했으면 좋겠어?”

아내의 직설적인 물음에 나는 얼굴이 화끈거려 고개를 들 수 없었다.

“아..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..”

“그럼 왜 그 쪽지 보고도 나 안 말렸는데?”

“그... 그건 당신도 그걸 원하는 줄 알고...”

내 입에서 나온 비겁한 변명에 아내의 목소리가 높아졌다.

“내가 학생들한테 겁탈당하는 걸 원하는 줄 알았다고? ...

당신 지금 제정신이야?”

아내의 날 선 호통에 나는 그저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었다. 

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그 음란하고 가학적인 상상들이 이 깨끗한 거실 조명 아래서 얼마나 추잡한 것이었는지 깨닫는 순간이었다. 

아내는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.

“아휴, 한심한 내 신랑... 그걸 가지고 그렇게 가슴앓이 한 거야? 바보~”

“그럼 그 쪽지는 뭔데?”

내가 조심스럽게 묻자 아내가 설명을 시작했다.

“그 쪽지? ㅋㅋ 그건 아이들이 소그룹으로 과학 전람회랑 학생 탐구 발표 대회를 했거든. 

거기에서 대상을 받은 거야. 

그래서 나도 그 덕택에 지도연구 논문상을 받게 된 거고... 

그거 아이들이 과학실에 내가 안 오면 바로 사진 자료 그대로 첨부하겠다는 거였어. 

실험 결과 사진 말이야.”

아내의 해명에 나는 멍해졌다. 그럼 어제 본 그 노골적인 문구는...

“그럼... 좋았다는 건 뭔데?”

내 질문에 아내가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놀렸다.

“아휴, 아주 골고루 다 훔쳐봤구만 우리 신랑. 

그거? 그날 탐구하다가 대회 조건에 딱 맞는 걸 발견해서 애들 전부 좋아 죽을 뻔했던 거라, 

그거 너무 좋았다고 쪽지로 준 걸 내가 간직하려고 가방에 넣어둔 거였지...”

아내의 맑은 웃음소리가 거실을 울렸다. 

모든 오해가 풀리는 순간이었지만, 나는 차마 함께 웃을 수 없었다. 

아내가 그토록 순수하게 기뻐하는 동안, 나는 그 숭고한 노력을 가장 더러운 망상으로 난도질하고 있었으니까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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