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망상5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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현관문이 열리고 아내가 들어왔다. 

그런데 그녀는 인사도 채 나누기 전에 곧장 욕실로 향했다. 

바로 샤워를 하러 들어가는 것이다.

'안 돼... 시발, 보지 속에 정액을 다 비워버리면 증거가 안 남잖아...'

속이 타들어 갔다. 당장이라도 욕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 멈추게 하고 싶었지만, 

나에게는 그럴 용기가 없었다. 

물소리가 들릴 때마다 아내의 몸 안을 채웠을 야수들의 흔적이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아 미칠 지경이었다.

샤워를 마친 아내가 젖은 머리를 털며 나오더니, 

방금 벗어 놓은 속옷을 들고 세탁기로 향했다. 

제발 세탁기를 바로 돌리지 말았으면... 하고 간절히 바랐지만, 

아내는 쉬는 날이 아니면 늘 바로 세탁기를 돌리는 성격이었다. 

나는 쏜살같이 달려가 세탁기 앞에 선 아내를 막아섰다.

"여... 여보, 세탁기 지금 돌리면 안 돼..."

"왜?"

아내가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. 

급하게 막아서긴 했지만 마땅한 핑곗거리가 떠오르지 않아 머릿속이 복잡했다.

"응, 당신이 늦게 와서 방송 못 들었나 본데, 오늘은 평소보다 너무 늦었잖아. 

안 그래도 관리실에서 세탁기 소리 너무 늦은 시간에 돌리지 말라고 방송 나왔더라고."

"지금 너무 늦었나? 7시 반밖에 안 되었는데..."

"당신은 선생이니까, 당신이 층간소음 유발하면 안 되잖아..."

내 말에 아내도 잠시 생각하더니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.

"음~ 뭐, 내일 한꺼번에 돌리면 되지."

아내는 속옷을 세탁 바구니에 툭 던져두고 방으로 들어갔다. 

드디어 성공했다. 아내의 팬티를 사수했다. 

이제 아내가 잠들기만 하면 저 보물은 오늘 온전히 내 차지다.

거실의 어둠 속에서 나는 세탁 바구니를 뚫어지게 응시했다. 

저 천 조각 속에 묻어있을 학생들의 흔적, 

그리고 그 수치스러운 비밀을 품고 있을 아내의 냄새. 

상상만으로도 온몸의 피가 아래로 쏠리는 기분이었다. 

얼른 시간이 흘러 집안에 아내의 규칙적인 숨소리만 남기를, 

나는 숨을 죽인 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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